11. 23 - 잡담.



짤방은 어떤 소설 여주인공 설정.
무려, 군대겸 학교의 메카물에 전 남친이 전사하고 우울증에 빠진 츤데레 소녀라는 설정입니다.
이거 입히고 싸워주세염+_+  느낌으로 치마를 그려 보냈는데, 출전할땐 군복으로 갈아입는대요. 캐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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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하면서 새삼 인간관계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이 들어요.
어느 인간관계나 그렇겠지만,
너무 급하게 친해지고 싶어서 개인정보를 요구하거나 까발리거나 하는 것은 좀 안했으면 좋겠어요.

애초에 나이, 성별, 이름, 하는 일 등의 개인정보가 얼마나 사람 사귀는데 장애물이 되는지 생각을 안하는 것 같아요.

나이를 예로 들어볼까요?
모를 때까지만해도 서로 수평관계인데, 나이를 까고나면 수직관계로 바뀝니다.
나이 많은 사람은 손윗대접을, 나이 어린 사람은 그에 합당하는 행동을 주고받게 되죠.
xx 님에서 xx 형(또는 언니, 누나, 오빠)으로 호칭이 바뀌고,
그걸 부르면서 서로 '친밀하다'라고 느끼는 거 같습니다.
아니 오히려 나이를 다 밝히고 나서도 xx 님 이렇게 부르면 이상하게 생각하죠.

좀 친해졌다 싶으면 바로 나이를 물어보는 것도 아마
내가 누군가의 형 또는 동생으로 규정지어지지 않으면 관계성이 얄팍하다 고 느끼는 불안감 때문일 겁니다.
왜 불안하냐.... 그게 익숙하거든요.
상대가 형이면 형 취급하면서 비비고, 동생이면 적당히 귀엽게 봐주는 그 관계가 익숙하거든요.

전 그런게 마음에 안 들어요.
싸움 붙으면 온, 오프 막론하고 나이부터 물어보죠?
왜 물어보겠어요. 그거 숫자만큼 서열세우는 거 아니겠음?
내가 나이많으니까 네가 꿇어. - 이 논리가 쌍방에 이미 깔려 있다구요.

좀 과장되게 말하면, 그런 수직적인 관계 이외에 맺을 수 있는 인간관계를 모르는 것 같습니다. 
어린 애들이면 좀 덜 할줄 알았는데, 동학년은 모두 같은 나이라 그런지 더 심하더라구요.
그게 편견인줄도 모르는 거 같아요.


세푼이가 마비 내에서 친구를 되게 잘 사귀어요.
님 맘에 드니까 우리 친구해요, 님 몇 살임? 난 17세 여고생 잇힝~  --- 따위의 저질스런 작업이 아니라,
그냥 캠프 파이어 옆에 나란히 앉아있는다거나, 같이 사냥을 한다던가, 캐릭터가 귀엽다고 칭찬해 준다던가
하는 아주 사소한 행동만 해요. 그러면 상대방 측에서 먼저 호감을 갖고 친추를 해와요.
세푼이가 계산적으로 행동한 거면 거부감이 들었겠지만, 보통 별 생각없이 같이 놀고 싶다는 동화적 판타지로
타인에게 호의를 보이는 애거든요. 그런게 상대방의 눈에도 좋게 보이는 거죠.
거기까지는 분위기가 좋아요.

그런데 그 이후에 꼭 친추한 분들이 '님 몇살이에여? 여자에여? 학교 어디다녀여?' 따위를 물어서
좋은 분위기를 다 깨버립니다. 세푼이는 이런 수직적 관계를 규정 지으려드는 행위를 몹시 혐오해요.
아마 세푼이 본인도 인식 못하고 있겠지만, 저런 질문 때문에 친구 창에는 있지만 먼저 말걸고 싶지는 않은
(솔까 귀찮아서 차단하고 싶은-_-) 사람들이 많을 거에요.

정말 딱 한사람, 수평관계를 유지하는 통칭 '곰님'이라는 분이 있습니다.
사람 사귀는 법을 안다고 해야되나. 천천히 친해지는 법을 안다고 해야하나. 
길원들은 세푼이를 뺏겼다고 난리치는데 ㅋㅋㅋ  자업자득이죠 뭐. 
곰님과 같이 있으면 위아래 따질것 없이 순수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어서 편하게 느끼는 것 같아요.
둘이 노는 걸 지켜보자면, 아 이런게 판타지라이프구나...하는 정석을 달려서 괜히 흐뭇해지고요.
같이 노는게 재밌으니까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게 되더라구요.

.... 솔직히 이 나이되어서 하는 게임은
그냥 일상의 괴로움에서 벗어나서 재미로, 숨통 좀 트자고 하는 건데,
거기서도 각잡고 이것저것 챙겨야 되는 거면 피곤해서 때려치고 말겠습니다.
아무리 길원이니 뭐니 해도 생판 모르는 애들이 갑자기 달려들어 언니누나하는 것도 귀찮고 부담스럽잖아요.

개인정보를 밝히는게 편한 느낌을 주는 것은 그것이 현실생활과 비슷한 분위기를 만들어서
금방 익숙해지는 것 뿐이지, 정말 순수한 인간관계를 만드는 데에는 장애물일 뿐이에요.
안 밝히는 사람들, 사기칠까봐 겁난다는 얘기까지 들었는데,
그런 빈약한 관계밖에 생각 못하는 짧은 사고방식이 불쌍하달까. 
막말로 폰번이나 이름, 나이 이런거 아무거나 막 갖다써도 알게 뭐야. 사기 칠거면 좀더 친한척 들이댔겠지. 

좀더 자유로운 인간관계를 펼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졌는데도
수직적인 인간관계에 얽매이는 걸 보면, 정말 찌들었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by 비하파랑 | 2009/11/23 19:13 | +신변잡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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